'콜옵션 논란' 흥국생명 "반드시 내년 상환"

입력 2022-11-02 17:22
수정 2022-11-02 17:31

외화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중도상환(콜옵션) 않기로 가닥을 잡은 흥국생명의 최고위 관계자는 2일 "내년에 영구채를 반드시 상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9일 예정된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영구채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 "우리 회사를 비롯해 국내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장기 외화채 발행이 사실상 막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흥국생명은 외화채권 등을 발행해 영구채 상환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자금시장이 냉각되면서 자금 마련에 실패했다. 그는 "두 달 전부터 영구채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연 7~8% 금리로 외화채 수요를 타진했다"며 "하지만 최근 금리가 너무 오르면서 연 10%를 제시해도 투자자를 찾을 수 없었고, 발행도 무산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영구채를 조기상환할 경우 회사 지급여력(RBC) 비율이 큰 폭 떨어지는 만큼 부득이하게 조기상환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영구채는 6개월마다 조기상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며 "상황이 어떻게 되든 6개월 후나 1년 후에는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관행으로 자리 잡은 영구채 콜옵션 행사가 미뤄진 것은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사태로 국내 다른 기업들의 영구채 발행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이에 대해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은행들이 지난 6~10월 세 차례 콜옵션 행사를 취소한 사례도 있다"며 "이번 주에 기업설명회(IR)를 열고 투자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콜옵션 연기로 빚어질 신용도 문제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신용도 훼손이나 채권 발행할 때 발생할 문제를 감수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