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SK C&C 판교 데이터센터(SK 판교캠퍼스) 화재 원인 조사를 위해 21일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화재 발생 전 이상 징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달 15일 발생한 데이터센터 화재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등 카카오 서비스 대다수가 24시간 이상 장애를 빚었고, 전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22일 경기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SK 판교캠퍼스 서버실과 업무동 등에 수사관 10여 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색은 리튬이온 배터리, 배터리의 상태를 실시간 진단하는 BMS(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 서버 등에 대해 진행했다.
압수수색 단계에서부터 서류 등을 확보하는 통상적인 압색과 달라 분당경찰서는 전문성을 위해 상급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 소속 전문요원들을 이번 압색에 합류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6분가량의 내부 CCTV 영상에 포착된 화재 상황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는 화재 직전 배터리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후 불이 시작되고, 자동소화설비가 정상 작동해 할로겐 가스가 분사되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은 불꽃이 튀기 전 배터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BMS 기록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C&C 등에 따르면 화재 발생 추정 리튬이온 배터리의 BMS 그래프는 화재 시점인 15일 오후 3시19분까지 안정적인 상태로 전해졌다. 이상 발생 시 관제실 등에 경고음이 울리지만, 해당 사실이 없었던 것.
그러나 경찰은 BMS 및 센터 서버 등에 저장된 데이터를 확보, 면밀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배터리 점검 내역, 안전 관리에 관한 자료도 압수해 조사하기로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33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불은 8시간여 뒤인 오후 11시46분께 진화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날 화재로 서버 전원이 차단돼 데이터센터에 입주한 카카오, 네이버 등의 서비스에 문제가 발생했다. 네이버는 쇼핑 검색 등 일부 서비스에 장애가 빚어졌지만 같은 날 오후 9시30분께 정상화됐다. 그러나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다음(포털), 카카오맵(지도), 카카오페이(송금), 카카오모빌리티(택시·대리 호출), 카카오게임즈, 멜론 등 대다수 서비스가 중단됐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