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멤버 진을 시작으로 전원 입대 계획을 밝힌 가운데, 하이브 주가의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1일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44% 내린 11만2500원에 마감했다.
앞서 17일 방탄소년단이 입대 계획을 발표하며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불확실성이 해소, 다음날 5500원이 상승하는 반짝 효과를 누렸지만 이후 3연속 내리 하락세다.
방탄소년단은 대형 가요기획사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이 큰 '슈퍼 IP'인 바 이들의 복무 여부는 하이브의 생명줄처럼 여겨졌다. 멤버들이 지난 6월 라이브 방송을 통해 눈물을 흘리자 해체 우려가 나오며 다음날 바로 시가총액이 2조원가량 증발한 일이 단적인 사례다.
해체는 물론 사실이 아니었지만, '눈물 회식'을 통해 명확해진 것은 완전체 활동의 중단이었다. 한 차례의 충격파가 있었던 덕에 입대 발표가 큰 역효과가 나진 않았으나, '불확실성 해소'라는 말과 달리 여전히 방탄소년단의 완전체 활동 부재가 하이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증권가의 시각도 갈렸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이라는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기획하고 보유했다는 점에서 다른 엔터사 대비 멀티플 할증을 받아왔다"며 "방탄소년단 이후 꾸준히 후배 아티스트들을 선보였지만, 경쟁 엔터 3사의 신인 아티스트들과 비교 시 방탄소년단만큼의 독보적인 글로벌 IP 파워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의 활동이 배제되고 후배 아티스트들의 활동으로만 실적 성장성이 확인되는 구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24% 하향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반면 하이브가 제시한 완전체 활동 재개 시점에 주목한 이들도 있다. 팀의 막내 정국의 경우, 입대를 최대한 미루면 2028년에 제대하게 된다. 하지만 멤버들은 2025년 완전체 활동을 희망한다고 밝힌 상태.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룹 활동 공백기를 줄이고 빠른 완전체 활동 재개를 위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판단된다"며 "입대 시기에 대한 가정이 이제는 불필요해지면서 2023~24년 동사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금번 블랙핑크 정규 컴백 공백기가 22개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방탄소년단 멤버 7명 입대로 인한 공백기 기간은 제한적"이라며 "멤버들의 솔로 활동과 성장 속도가 가파른 아티스트 활동으로 충분히 매출 성장 지속 가능한 상황"이라고 봤다.
특히 엔터 업계는 후발 주자들의 성장세에 주목했다. 방탄소년단 입대에 대비해 빠른 속도로 레이블을 인수·확장하며 아티스트 라인업을 보강한 덕에 기반이 흔들릴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시각이 절대적이다. 2020년 밀리언셀러(앨범 100만장 이상 판매)를 달성한 데 이어 1년 만인 지난해 더블 밀리언셀러(200만장 이상 판매)가 된 세븐틴을 필두로 4세대 주자인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이 활발히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걸그룹으로는 팬덤 비즈니스 수준에 그치지 않고 대중성까지 확보하는 중이다. 르세라핌, 뉴진스가 음원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 막강한 대중성은 오프라인 행사 및 방송, 광고 분야에서 강점이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K팝 인기가 지속 상승하는 중에 3, 4세대 그룹이 모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음반·음원에서 동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 찰리 푸스-정국, 크러쉬-제이홉의 협업 결과가 성공적이었던 걸로 미루어 볼 때 방탄소년단의 개별 활동 영향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방탄소년단이 그룹 활동을 할 때만큼의 파급력은 어려울지라도 성장 동력 자체는 탄탄하다고 본다. 또 다른 팀의 데뷔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북미와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팬덤을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