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작업 이어질 수도"…카카오 '먹통'에 시민 불편 속출

입력 2022-10-15 22:20
수정 2022-10-16 03:38
15일 오후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주요 서비스 장애가 6시간째 이어지고 있다. 복구 작업이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이날 오후 8시 31분 트위터에 공지를 올리고 "현재 SK C&C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전원 공급의 차단으로 인해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원 공급 재개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나 밤샘 작업이 이어질 수도 있음을 사전 안내한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오후 6시 50분쯤 "전원 공급 재개 시 2시간 안에 카카오톡을 포함한 전체 서비스가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으나, 예상보다 복구 작업이 늦어지면서 이러한 공지를 다시 띄운 것으로 보인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3분 SK C&C 데이터센터 건물 데이터 배터리가 보관된 지하 3층에서 불이 났다. SK C&C 측은 화재 발생으로 안전을 위해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을 차단했고, 이후 부터 카카오톡, 카카오내비, 카카오T 등의 서비스가 원활히 접속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이날 오후부터 수 시간째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의 서비스가 계속해서 정상화되지 않는 것을 두고 유사시 백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같은 데이터센터를 썼던 네이버의 경우 일부 영역에서만 서비스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카카오와는 달리, 일부 기능은 오후 6시를 넘겨 복구가 완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메인 서비스 서버를 춘천에 자리한 자체 데이터센터에 두고 있고, 일부 서비스 서버는 판교 등에 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카오톡의 경우, 최근 들어 서비스 장애가 잦았다는 점도 이용자들의 질타 대상이 되고 있다. 앞서 카카오톡은 11일 전인 지난 4일에도 20분 가까이 장애가 났고, 출시 10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2020년 3월 17일에도 30여 분간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한 네티즌은 "화재에 대응할 준비가 전혀 안 됐었다는 것인지. 카카오에서 지금까지 만약의 대비를 전혀 안 했다면 이실직고하시고 대안을 제시하시라"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완전한 커플링과 라우팅하여 서버를 우회하는 기능은 당연히 해야 했고, 백업 및 스토리지 분산도 해야 했다. 물론 했겠지만, 비상 기능 수행이 안 된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이에 대해 공식 사과문을 냈다. 이들은 사과문에서 "카카오톡, 다음, 카카오T,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서비스 장애로 불편을 겪고 계신 모든 이용자에게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카카오는 "화재를 인지한 즉시 다른 데이터센터를 이용해 서비스를 정상화하기 위한 최선의 조처를 하고 있다"면서 "모든 데이터를 국내 여러 데이터센터에 분할 백업하고 있으며,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 대응을 위한 이원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화재가 발생한 직후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즉시 이원화 조치 적용을 시작했다"면서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해당 조치를 적용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소방 당국의 신속한 조치로 현재 화재 진압은 완료되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데이터센터에 즉시 전원을 공급하기 어려워 장애 해결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화재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현재 입주해 있는 데이터센터 업체에 사고 원인을 전달해 안전 점검 및 사고 예방 조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 "아울러 향후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그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평소와 같이 이용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적 재발 방지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