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 "장기 국채 매입 종료 후에도 유동성 공급"

입력 2022-10-10 17:55
수정 2022-11-03 00:01

영국 중앙은행(BOE)이 10일(현지시간) 추가 유동성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BOE는 성명을 내고 기존의 긴급 시장 개입 조치였던 영국 장기 국채 매입을 종료한 뒤에는 레포(RP·Repo) 시설을 이용한 유동성 공급을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RP는 환매조건부채권을 뜻한다. 각국 중앙은행은 RP를 활용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한다.

BOE는 영국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 가격 폭락)하고 파운드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혼란이 가중하자 지난달 28일 장기 국채를 2주일 동안 매입하겠다는 긴급 조치를 발표했다. BOE의 장기 국채 매입은 14일로 종료된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장기 국채 매입이 14일부로 끝난 뒤 영국 금융시장의 혼란이 다시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어 왔다.

일단 BOE는 장기 국채 매입의 ‘질서 있는 종료’를 위해 14일까지 5거래일 동안 매입 한도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BOE는 장기 국채 매입 기간을 연장하지는 않기로 했다. 대신 유동성 압박을 완화할 수 있는 임시 레포 시설인 TECRF(Temporary Expanded Collateral Repo Facility)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는 영국 연기금들이 유동성 부족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대응하지 못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이를 가능성을 낮추려는 목적이다. 영국 연기금들은 부채에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부채연계투자(LDI·liability driven investment)’를 주요 투자 전략으로 활용해 왔는데, 이는 국채 금리가 상승할 경우 마진콜 가능성 확대로 이어진다. TECRF는 다양한 종류의 채권을 받아들여 연기금의 유동성 확보를 보다 원활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BOE는 또 ILTR(Indexed Long Term Repo)도 금융사들이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