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바뀐 것 없이 가격만 올리더니…주가 '폭락'

입력 2022-10-04 16:20
수정 2022-10-0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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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차 한 대당 최대 2000만원 가량 가격을 올린 테슬라 주가가 하루에 8% 이상 폭락했다. 테슬라의 3분기 인도량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다. 전 세계적으로 각 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자동차 구매수요의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할부금리가 함께 올라가면서 조달비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보다 인도량 3만대 적어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테슬라 주가는 3일(현지시간) 전날보다 8.61% 떨어진 주당 242.4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241.10달러까지 내렸다.

테슬라의 주가 급락은 대외적인 영향으로 보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나스닥 전체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전날보다 239.82포인트(2.27%) 뛴 10,815.44로 장을 마감해서다.

전문가들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테슬라의 차량 인도 실적에 원인을 두고 있다. 테슬라는 2일 3분기 차량 인도 실적이 34만 3830대라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약 40% 늘어난 수준이지만, 시장 예상치인 37만 1000대엔 못 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차량 대출금리이 인상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새 차 대출 평균금리는 3분기에 연 5.7%까지 올라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자동차 정보업체 에드먼즈닷컴에 따르면 차 한 대당 평균 대출금액은 3분기 4만 1347달러로 지나해 3만 8315달러보다 3000달러 가까이 뛰었다. 같은 기간 대출 상환금이 월 1000달러 이상인 사람의 비중은 8%에서 14%로 늘었다. 일각에선 테슬라가 올해 들어 전기차 한 대당 가격을 4~5차례, 최대 2000만원 가까이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운 것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밖에 독일과 텍사스 신공장에서의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급등이 3분기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월가에선 테슬라 투자에 대한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JP모건은 테슬라에 대한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했다.또 목표 주가 대비 최대 42% 급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매수’ 의견을 고수했다. 자동차 구매 추세가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목표 주가도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아이브스가 360달러를 제시했으나, JP모건의 애널리스트 라이언 브링크먼은 153달러로 제시했다. 리비안·비야디 추격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인 비야디(BYD) 등 경쟁 전기차업체의 추격도 거세다. 전기차 시장 전체가 성장하고 있긴 하지만 경쟁업체들도 급성장하면서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이 유지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비안은 3분기에 7000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며 분기별 최대 생산량을 기록했다. 리비안은 3분기에 총 7363대 생산해 6584대를 고객들에게 실제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발표 이후 리비안 주가는 뉴욕 증시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7% 정도 급등하기도 했다. 리비안 관계자는 “올해 목표인 2만 5000대를 달성하는 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야디는 이날 3분기 실적보고서를 발표해 9월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1.2% 급증한 20만1259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 달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