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의 세계적 스타 기자인 크리스티안 아만포가 ‘히잡’(얼굴 가리개)을 쓰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이란 대통령과 인터뷰를 취소했다.
CNN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유명 앵커이자 국제전문 기자인 아만포는 당초 셰에드 에르바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란 측이 아만포에게 히잡을 쓸 것을 요구하자 아만포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자 라이시 대통령은 인터뷰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인터뷰는 자동 취소됐다.
아만포는 당초 뉴욕 유엔총회에 참석한 라이시 대통령과 인터뷰를 가질 예정이었다.
아만포는 이란계 미국인으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성장했다. 그는 “이란에서 취재할 때는 현지법과 관습에 따라 머리에 히잡을 두르지만 이란 밖에서 인터뷰할 때는 이전에 어떤 지도자도 나에게 히잡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만포는 이란항공 간부와 영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테헤란에서 보내기도 했다.
아만포는 “이란 측 인사가 자신에게 상호 존중의 문제라고 주장하며 히잡을 착용하지 않으면 인터뷰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인사가 이는 이란 내 상황 때문이라 부연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 인사가 언급한 '이란 내 상황'이라는 것은 최근 이란에서 격화되고 있는 히잡 항의 시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에서는 지난 16일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에 체포된 후 경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숨지는 일이 있었다.
경찰은 아미니의 머리를 곤봉으로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폭행을 한 적이 없으며, 그녀가 급성 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위가 발생했으며, 시위는 벌서 8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 시위로 그 동안 최소 17명이 사망했고, 1000여 명이 체포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