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혁신적이다. 여러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사진)는 최근 워싱턴 특파원단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한국 경제가 어떻게 성장했고, 어떤 방식으로 거대한 글로벌 강국이 됐는지 보면 놀라울 따름”이라며 “특히 전자와 바이오 등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계인 유미 호건 여사를 부인으로 둬 ‘한국 사위’로 불린다. 공화당의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도 꼽히는 인사다. 인터뷰 자리에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받은 한국 대통령 시계를 차고 나오기도 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이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양국 모두에 좋다고 생각한다”며 백신 협력을 예로 들었다. “메릴랜드에 본사를 둔 노바백스와 SK의 코로나19 백신 협력이 자랑스럽다”며 “메릴랜드 기업과 한국 기업이 협력한 것은 한·미 양국이 바이오산업 분야에서 얼마나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호건 주지사는 서울에 무역사무소를 세울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메릴랜드주는 전 세계에 16개 무역사무소를 개설했다”며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도 사무소를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도 소개했다. 호건 주지사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한국산 전기자동차가 미국의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그는 “메릴랜드 주지사는 워싱턴의 결정에 관여할 수 없다”면서도 “일부 지인의 요청으로 보조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에 연락했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 4월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 물량 제한(쿼터)을 완화해달라는 서한을 상무부 장관과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한국 기업에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한국산 철강이 정말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쿼터는 한국 기업에 불공정한 장벽”이라며 “쿼터를 없애면 미국 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4년 대선에 출마하냐’는 물음에는 “많은 사람이 출마하라고 권유하지만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때가 되면 가족들과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내년 1월까지는 주지사로서 직무를 마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건 주지사는 메릴랜드주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13일 방한해 21일까지 한국에 머문다. 2015년 주지사 취임 후 7년 만의 한국 방문으로 내년 1월 끝나는 임기 중 마지막 방한이 될 전망이다. 14일 제주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15일부터 서울에서 정관계 인사와 기업인들을 만난다.
호건 주지사는 “한국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다”며 “한국 정부와 기업계가 관심을 갖고 환영해줘 매우 흥분된다”고 했다. 한국 일정을 마친 뒤에는 21일 일본으로 이동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업인 등을 면담할 계획이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