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간 중지됐던 시장조성자제도가 다음달 1일부터 재개된다. 참여 증권사는 지난해 14곳에서 올해 6곳으로 대폭 줄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시장조성자들에 시장교란 혐의로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리자 증권사들이 ‘몸 사리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30일 한국거래소는 증권사 6곳과 시장조성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신영증권, 교보증권, 한국IMC증권 6곳이 계약했다.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5곳은 코스닥시장 시장조성자로도 계약했다. 지난해 총 14개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와 계약한 것과 비교하면 참여율이 저조한 편이다.
시장조성자제도는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에 대해 매매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 제도다. 그러나 최근 1년간 시장조성자제도는 정지돼 있었다. 지난해 9월 금감원이 2020년 시장조성자로 참여한 국내외 9개 증권사에 시세 조종 및 시장질서 교란 혐의로 483억원의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리면서다. 호가를 반복적으로 정정하거나 취소해 시세에 부당한 영향을 줬다는 혐의였다.
증권사들은 금감원이 제도 운영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크게 반발했다. 논란 끝에 올 7월 증권선물위원회가 시세 조종 등에 대해 ‘혐의 없음’ 판단을 내리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작년 금감원으로부터 시장 조종 혐의를 받은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부국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이달 거래소에 시장조성자 불참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성자에 지원하던 증권거래세 면제 혜택이 사라진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2016년부터 시장조성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증권거래세 면제 혜택을 부여했으나, 지난해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또는 회전율 상위 50% 이상 종목에는 면세 혜택을 폐지했다. 고유동성 종목에 대한 면세가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