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8월 22일~8월 26일) 국내 증시는 큰 급등락 없이 숨 고르기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고점은 높아봐야 2550선 수준이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로 물가에 대한 방향성이 불분명한 데다 코스피 3분기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근의 반등은 일단락됐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35.25포인트(1.39%) 빠진 2492.69에 장을 끝냈다. 2500선을 회복한 지난 11일 이후 5거래일 만에 다시 그 밑으로 내려간 것이다. 7월 들어 반등 랠리를 이어오던 지수는 지난 17일부터 사흘 연속 하락하며 속도 조절 양상을 보였다.
수급을 살펴보면 지난 4거래일 동안 개인 4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7389억원, 5057억원 순매수한 반면 기관 홀로 1조2853억원 팔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내렸다. 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19일 전주 대비 17.46포인트(2.1%) 밀린 814.17에 거래를 마쳤다. 전주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183억원, 546억원 순매도했고 개인 홀로 4421억원 사들였다.
이번 주 증시는 숨 고르기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미 8월 CPI 발표 이후로 물가 방향성이 잡히지 않고 있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불확실성도 남아있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이는 곧 지난달 들어 시작된 반등세가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이 마무리돼 가고 있다. 지난달 이후 반등의 성격은 보수적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세가 끊어졌다는 근거로 △코스피 3분기 이익의 역성장 전망 △미 가솔린 가격이 이달 10일 4달러를 밑돈 뒤 하락 속도가 느려진 것 △중국 경기의 반등이 부동산 침체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친 점 등을 들었다.
다만 수급 면에서 주목할 점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부각된다는 점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조3000억원, 8월 현재 2조원가량의 순매수를 보이며 2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는 이 같은 외국인 매수세를 두고 패시브보다 알파 요인을 찾는 액티브 성향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과 멀티플이 당분간 정체기에 접어들 소지가 다분하다. 지수도 탄력적인 반등을 이어가기보다는 숨 고르기를 통해 상승 동력을 더 비축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개별종목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물가상승(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수혜주가 부각된다. 글로벌 주식시장 반등의 연료였던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세수 마련을 위해 최저한세율을 15%로 올리고 자사주 매입에 1% 세금을 부과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다.
삼성증권은 기계, 운수장비, 의료정밀, 비철금속 등을 이 법안의 수혜업종으로 꼽았다. 이 증권사는 "실제 8월 이후 업종별 외국인 유입강도를 살펴보면 관련 업종으로 매수세가 몰렸다"며 "해당 법안이 최종 서명됐고 대중의 관심과 지지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혜주 탐색은 이어질 전망이다. 해당 종목들이 차익실현 과정에서 조정이 보인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법안을 향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성장성이 떨어지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의 주주환원 기대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며 "주식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최근 반등의 성격이 보수적이었던 만큼 이번 주도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모두 이번 주 코스피지수 밴드로 2450~2550선을 제시했다. 오는 26일 오후 11시께 열릴 잭슨홀 미팅과 관련해선, 제롬 파월 의장이 긴축과 관련해 유의미한 정보를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짙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