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테크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분기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과 이익 증가율이 눈에 띄게 둔화했다.
사업을 검색, 쇼핑 등 플랫폼에서 콘텐츠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성장통’이란 분석도 있다. 콘텐츠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늘고 있지만,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수익성도 회복할 것이란 시나리오다. 두 회사가 오픈채팅(카카오), 커뮤니티(네이버) 등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주력사업 광고 시장 침체네이버의 올해 2분기(4~6월) 매출(연결 기준)은 2조458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카카오의 매출은 1조8223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34.7%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2분기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두 회사의 주력 사업은 광고와 전자상거래다. 전체 실적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주력사업의 성장세가 둔화한 점은 우려스럽다.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 기반 광고인 ‘톡비즈’ 매출과 포털 광고 중심의 ‘포털비즈’ 매출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7%, 10.2% 줄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CEO)는 2분기 콘퍼런스콜(전화 실적설명회)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지난 2년간 형성된 높은 기저는 성장성 측면에서 부담이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전체 매출의 44.3%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사업인 서치 플랫폼 매출(9055억원)이 지난해 2분기보다 9.3% 성장하는 데 그쳤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녹록지 않은 외부 환경 변화로 대부분의 인터넷 플랫폼 기업이 성장 둔화의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을 뜯어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 영업이익은 33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카오의 영업이익(171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9.4%로 네 분기 연속 10% 미만을 기록했다.
신사업 진출로 인건비와 마케팅비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카카오의 인건비(4262억원)와 마케팅비(1503억원)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65% 급증했다. 네이버의 인건비가 포함된 개별 운영비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5191억원을 기록했다. 마케팅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3330억원이다. 웹툰, 게임에서 ‘돌파구’돌파구는 웹툰 등 ‘콘텐츠’다. 네이버의 콘텐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8% 증가한 3002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웹툰의 2분기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4065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9.6% 증가한 수치다. 최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2분기 말 기준 8600만 명의 월간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이 중 10% 수준인 850만 명이 유료 이용자”라며 “일본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선 유료 이용자 비중이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 창출 여력을 크게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의 게임·음악·스토리 등 콘텐츠 사업 매출 역시 51% 늘었다. 특히 게임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161.8% 증가했다. 모바일 게임 ‘오딘’의 대만 매출과 신작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신규 출시 효과가 반영된 영향이다.
두 회사는 신사업에서도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카카오 경영진이 찾은 답은 오픈채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광고를 붙이는 것이다. 오픈채팅은 공통 관심사를 둔 사람들이 익명으로 모이는 소통의 장으로, 일간 활성 사용자만 900만 명에 달한다.
카카오는 4분기 오픈채팅에 광고를 도입할 계획이다. 대형 광고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화면 특정 영역에 광고를 노출하는 ‘디스플레이 광고’가 아닌, 검색 결과에 연관성 높은 광고주 콘텐츠를 우선 노출하는 ‘검색 광고’를 고려하고 있다.
네이버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다. 최 대표는 “카페, 밴드처럼 네이버가 주도하고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도 예고했다. 최근 들어 콘텐츠 분야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다른 사업 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시야를 넓히겠다는 설명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커머스나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 분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