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개인 프로필 영역에 인스타그램·페이스북 같이 '좋아요'를 누르는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처럼 일상을 공유하는 기능이 강화된다. 비(非)지인을 기반으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 '오픈채팅'은 접점을 늘리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오픈링크'로 분리 독립시킨다. "프로필 친구공개"…인스타·페북 SNS처럼 변한다9일 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카톡 프로필 영역은 취업이나 결혼, 생일 등 축하나 응원을 받고 싶은 소식을 표시할 수 있게 된다. 카톡 친구는 프로필 업데이트를 보고 공감을 의미하는 '엄지척'을 남기거나, 해당 소식에 화답하는 '이모티콘'을 보낼 수 있게 된다. 경조사 등 소식이 있을 때 대화를 거는 부담 대신 가볍게 터치 한 번으로 서로 교감할 수 있게 만든다는 취지다. 또 프로필 영역에서 선물하기 페이지 이동 없이 바로 선물할 수 있도록 개편된다.
카카오 첫 번째 탭은 '미니 페이스북' '미니 인스타그램' 같은 기능을 하는 공간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카톡 프로필 영역에 신규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공간을 추가할 예정이다. 사진·메시지 등 일상을 실시간으로 보다 가볍게 업데이트하고, 이를 원하는 친구 그룹에게만 공유하는 기능을 새롭게 선보인다. 친분이 없는 카톡 친구들에게 자신의 사진이나 일상을 드러내기 부담스러워하는 이용자들 니즈를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비지인 간 채팅 서비스인 '오픈채팅' 접근성도 좀 더 높인다. 카카오 두번째 탭인 채팅탭 상단에 오픈채팅에 바로 접속할 수 있도록 신규 탭을 마련한다. 카카오는 지난달 카톡 더보기탭과 다음(Daum) 검색 결과에 오픈채팅 바로가기 기능을 추가해 접근성을 끌어올렸다. 개편 이후 카톡에서 오픈채팅 참여 과정은 기존보다 1~2단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카톡에서 오픈채팅을 이용하려면 채팅창 키워드 검색을 통해 원하는 대화방에 입장하거나, 채팅창 상단 말풍선을 누른 뒤 오픈채팅에 별도로 들어가야 한다. 카카오는 앞으로 카카오페이지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뿐 아니라 멜론뮤직어워드(MMA) 등과 같은 대규모 문화 행사 개최시 아이돌 팬덤까지도 오픈채팅방으로 끌어들일 계획이다. 또한 이를 독립된 앱 '오픈링크'로 발전시켜 향후 해외 이용자까지 흡수해 글로벌 앱으로 키울 계획이다.
카톡 우측 더보기탭은 더 많은 생활 밀접형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오픈채팅부터 개편 시작…"광고·선물하기 수익화 기대"카카오가 이같이 대대적으로 카톡을 개편하는 이유는 수익성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근 경기 침체 등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카카오를 비롯한 네이버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분기 카카오는 매출 1조8223억원, 영업이익 1710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8%, 영업익은 5.2% 증가했지만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감연병의 풍토병화) 여파와 광고 시장 위축 등으로 성장동력이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분기 카카오 플랫폼 부문 가운데 카카오톡 광고, 쇼핑 매출 등을 포함하는 '톡비즈' 매출은 전분기 대비 2% 감소했다. 과거에는 플랫폼 부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올 2분기부터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대대적 카톡 개편을로 예고했다. 남궁 대표는 "하반기 어려운 대외 환경을 고려하면 우리 사업의 본질은 광고와 커머스"라며 "카톡 개편을 통해 이용자 활동성이 높아지고, 더 나아가 광고·선물하기 등 톡비즈 핵심 서비스와 강결합을 통한 수익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카톡 개편과 함께 수익모델인 '선물하기'와 배너광고(비즈보드) 기능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는 생일인 친구 프로필에만 선물하기 바로가기 기능이 제공되지만, 연내 개편될 카톡에는 프로필 영역에 선물하기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다. 카톡 친구목록에도 비즈보드 광고가 새로 들어가게 된다.
카카오는 이달 중 채팅창 내 오픈채팅탭 신설을 시작으로 연내 개편을 진행할 계획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오픈채팅 진입점 추가 작업 중에 있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