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들어 프랑스를 세 번째 찾아온 폭염으로 원자력발전소 운영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프랑스 북서쪽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어섰다. 스페인과 국경을 접한 일부 남서부 지방에서는 수은주가 40도를 가리킬 것으로 기상청은 관측했다.
그 여파로 강물 수온이 높아지자 원자로를 식히는 데 주변 강물을 쓰는 일부 원전은 원자로 가동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강물 온도가 높아지면 냉각수로 사용하는 데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프랑스전력공사(EDF)는 이런 이유로 드롬주(州)에 있는 트리카스탱 원전의 원자로 1기를 정지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달 6일부터 트리카스탱 원전의 전력 생산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만 다른 원자로는 가동할 것이기 때문에 최소 400㎿의 전력 생산은 보장할 수 있다고 EDF는 설명했다. 현재 트리카스탱 원전에는 원자로가 총 4기 있다. 1기당 9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지만 폭염 등을 이유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론강을 끼고 있어 같은 이유로 전력 생산량을 줄여온 남부 툴루즈 인근 생탈방 원전은 원자로를 최소한으로만 가동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스페인에서 발원해 프랑스 남서부를 지나가는 가론강 역시 수온이 높아져 골페시 원전도 전력 생산을 줄이고 있다.
프랑스는 전체 전력 생산의 70% 가까이를 원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가동하는 원자로가 줄면 에너지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유럽연합(EU)의 제재에 반발해 독일 등을 통해 유럽에 보내는 천연가스 양이 줄어들고 있다. 프랑스는 다른 EU 회원국과 비교해 러시아산 가스를 적게 쓰는 편이지만 난방에 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이 많다. 프랑스 정부는 천연가스 비축량을 최대로 늘리고 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