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칼잡이' 이복현, 내달 빅테크 '네·카·토' CEO 만난다

입력 2022-07-15 09:16
수정 2022-07-15 09:17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다음 달 취임 후 처음으로 빅테크 및 핀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검사 출신인 이 원장이 시중은행,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수장들을 차례로 만나며 압박성 발언을 쏟아낸 만큼 빅테크 및 핀테크 업계를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15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이 원장은 다음 달 30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빅테크 및 핀테크 업계 간담회를 열고 업계 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날 자리에는 박상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변영한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간담회에서 빅테크 규율체계 구축 및 핀테크 혁신 지원 추진 방향에 대해 중점 논의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취지에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통해 국제 논의 동향에 맞춰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율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정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불완전판매 방지, 고객 정보 보호 강화 등 금융 분야 빅테크 기업에 대한 새로운 규율체계를 도입하는 단계에서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빅테크 규율체계 구축과 관련해서는 전통 금융사와의 규제 차익 문제 해소에 대한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5일 열린 여신전문금융업계 CEO와의 간담회에서 빅테크 기업과의 규제 차익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해 "개인적으로 공정한 경쟁, 투명성 확보를 위해 (빅테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며 "향후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장에게도 건의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하에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당시 거론된 사안은 현재는 운영이 중단된 토스의 카드론 대환대출 서비스였다.

유사한 관점에서 결제 수수료 최종 공시 방안에 대한 발언도 나올 수 있다. 그간 결제 수수료는 빅테크와 전통 금융사 간 대표적인 차등 규제 사례로 거론돼왔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금융당국이 3년 마다 재조정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으나 빅테크의 간편결제 가맹점 수수료는 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아서다. 금감원은 지난 5월 간편결제 서비스 가맹점 수수료 산정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통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수수료 공시를 추진 중이다.

끝으로 이 원장은 '소비자 보호 강화'를 함께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올해 초 검사업무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빅테크와 핀테크의 금융사업 확대에 따른 소비자 피해 예방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거래 규모, 신규 사업 진출 등 위험 요소를 분석해 리스크가 큰 대형 전자금융업자를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병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 금감원은 올해 1·2호 수시검사 대상으로 토스와 카카오페이를 각각 선정해 현장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원장이 취임 이후 시중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전통 금융사와 차례로 간담회를 가진 만큼 빅테크, 핀테크 기업과도 상견례 차원의 만남을 갖고자 마련한 자리"라며 "업계의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업계에 당부 사항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