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회견)’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변인 브리핑 역시 가급적 서면 브리핑 중심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도어스테핑 중단은 최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대통령실 기자실에 출입하는 10명 안팎의 기자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핵심 참모 중 일부도 본인이나 가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대통령실 내부 방역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윤 대통령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호처는 도어스테핑 중단을 강력 권고했고, 기자실 폐쇄 필요성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현재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변인실은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 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며 “그만큼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 기자 여러분의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지난 주말 일부 기자가 확진되자 대변인실은 애초 이날부터 도어스테핑을 풀 취재로 운영할 계획이었다. 기자단이 기자 3명 정도를 대표로 내보내 윤 대통령에게 질문하게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대변인실은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 잠정 중단을 결정하고 윤 대통령 출근 30분전 기자단에 통보했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에 대한 애정은 저희보다 훨씬 강하다. 그건 의심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인선 대변인은 “도어스테핑을 제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윤 대통령”이라며 “저희도 밤새도록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이 건물 전체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이 돌연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메시지 관리’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 수가 이달 10만 명을 다시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도어스테핑 재개 시점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