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자진퇴사한다면 환영…기술직 신규 채용 최대 40% 줄여"

입력 2022-07-03 15:12
수정 2022-07-03 15:15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심각한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기술 인력 채용 규모를 계획보다 30~40% 줄이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저커버그 CEO가 지난달 30일 직원과의 주간 질의응답 시간에 “올해 기술인력을 1만명 가량 신규고용할 계획이었으나 6000~7000명으로 축소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 CEO는 신규 채용을 대폭 감축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 “역사상 최악의 경기침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메타는 공격적인 인재 확보전에 나섰다. 데이브 웨너 메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월 “신규 채용이 올해 비용 증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1분기에만 5800명을 신규 채용했다. 그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실적 악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메타는 지난달 신규 채용을 자제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신규 채용을 얼마나 줄일지 구체적인 ‘숫자’까지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저커버그 CEO는 기존 인력의 감원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메타에 재직해서는 안 되는 (저성과) 직원들이 많을 것”이라며 “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압박 강도를 높일 경우 일부는 퇴사 결심을 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퇴사로 생겨난 공석을 충원하지 않는 한편 기존 직원들의 성과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메타의 직원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7만7800명 이상이다. 크리스 콕스 최고제품책임자(CPO)도 “더 무자비하게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며 “기술인력과 예산이 대규모로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말했다.

메타는 하반기 긴축 경영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저커버그 CEO가 언급한 대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애플의 사생활 보호 강화 조치로 광고사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 주가는 올 들어 지난 1일까지 52.42% 하락하며 ‘반토막’났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