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 시달리는 美 "폭염 사망자 절반이 노숙인"

입력 2022-06-21 18:36
수정 2022-06-30 00:31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미국 노숙인이 받는 고통이 심화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은 때 이른 폭염이 미국 곳곳을 덮치면서 더위를 피할 곳 없는 노숙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노숙인 밀집 지역에서는 수천 명의 노숙인이 최고 섭씨 37도를 넘는 더위에 시달렸다.

앞서 6월 초 피닉스의 최고 온도는 45.5도까지 오른 바 있다. 노숙인들은 캔버스 천으로 만든 임시 텐트에 머물면서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미국에서는 폭염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허리케인과 홍수, 토네이도 등으로 인한 사상자를 합친 것보다 많고, 특히 무더위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취약계층인 노숙인의 비중이 두드러진다고 AP는 전했다.

AP에 따르면 지난해 피닉스가 속한 마리코파 카운티에서 폭염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사망한 339명 중 노숙인은 최소 130명에 달했고, 미국 전역에서 해마다 무더위 영향으로 사망하는 1500명 중 절반이 노숙인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미국 당국은 노숙인을 폭염에서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피닉스 당국은 빈 건물을 200명 수용할 수 있는 쉼터로 개조했고, 라스베이거스는 열악한 곳에 거부하는 노숙인에게 생수를 제공했다. 보스턴은 나무를 심는 등 그늘을 확보하고 폭염 기간 냉방시설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