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지층, 투표장 안 나왔다

입력 2022-06-01 23:26
수정 2022-06-02 01:48
역대 지방선거 중 두 번째로 낮은 6·1 지방선거 투표율은 여당인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대선 3개월 만에 치러진 선거라 정치 효능감이 떨어진 야당 지지자 상당수가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은 50.9%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대선보다는 26.2%포인트, 2018년 지방선거보다는 9.3%포인트 낮은 수치다. 선관위는 투표율이 저조한 데 대해 “3월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상대적으로 유권자의 관심도가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7개 시·도별로 보면 전남이 58.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57.8%) 경남(53.4%) 순이었다. 서울(53.2%) 제주(53.1%) 경북(52.7%) 울산(52.3%)도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 광주가 37.7%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광주는 투표율 40%를 넘지 못한 유일한 지역이다. 이어 대구도 43.2%로 낮은 수준이었다. 양당이 접전을 펼친 경기 역시 50.6%로 평균을 밑돌았다.

국회의원 보궐선거 투표율은 55.6%로 집계됐다. 보궐선거가 치러진 7개 지역구에선 이재명, 안철수 등 여야 거물급 후보가 출마한 지역의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경기 성남 분당갑(63.8%)과 인천 계양을(60.2%)은 60%를 웃도는 투표율을 보였다.

지방선거의 낮은 투표율은 결과적으로 국민의힘에 유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송 3사 심층 출구조사에 따르면 3월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는 이들은 41%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뽑았다고 답한 사람(51.6%)보다 10%포인트가량 적었다. 대선 때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0.73%포인트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이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이들 상당수가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선에 지고 열패감에 지지자들이 투표 의욕을 잃었다는 보고가 많이 들어왔다”며 “보수에 비해 결집도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세대별로 표심이 확연히 갈리는 상황이라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투표에 덜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투표 당일 날씨가 좋으면 젊은 층이 투표장 대신 나들이를 간다는 속설도 있다. 최병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부소장은 “투표율이 낮아도 60대 이상은 투표장에 많이 가지만 20~40대 젊은 층은 빠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전통적 지지층을 따졌을 때 젊은 층이 상대적으로 투표를 덜해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