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가 내 눈앞에서 결정적 샷을 한다면?
대다수 사람은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할 것이다. 두 번은 없을 찰나의 순간을 영상으로 간직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순간을 오롯이 자신의 눈에만 담아 인생 역전을 이룬 남자가 있다. 스마트폰 대신 맥주캔을 쥐고 경건하게 황제의 샷을 감상한 ‘미켈롭 가이’다. 우즈에 대한 ‘팬심’과 맥주캔 덕분에 그는 ‘벼락스타’가 됐다.
29일(한국시간) 골프위크는 맥주회사 미켈롭울트라가 ‘미켈롭 가이’로 유명해진 마크 라데틱과 15초짜리 광고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둘째날까지 마크는 골프를 사랑하는 평범한 중년 남자였다. 하지만 이날 우즈의 1번홀 두 번째 샷에서 그의 인생에 깜짝 행운이 찾아왔다.
이 홀에서 우즈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지면서 공이 갤러리들이 몰려 있는 러프에 떨어졌다. 갤러리 바로 앞에서 두 번째 샷을 하는 우즈의 모습은 사진 전문 통신사 게티이미지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황제의 샷을 찍기 위해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가운데 마크는 홀로 미켈롭울트라 맥주캔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있었다. 그가 우즈의 샷을 감상하는 모습은 뒤늦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SNS에서는 그에게 ‘미켈롭 가이’라는 별명을 붙여줬고 미켈롭울트라는 수소문 끝에 마크를 찾아내 광고 계약을 맺었다.
미켈롭울트라는 15초짜리 광고에서 마크의 사진과 함께 ‘즐길 때만 가치가 있다( it’s only worth it if you enjoy it)’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대부분 소중한 순간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느라 정작 즐기지는 못한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자사 맥주를 쥐고 우즈를 응시하는 그의 사진은 티셔츠와 모자 등 굿즈로도 출시됐다. 미켈롭울트라는 “우리는 ‘즐길 때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미켈롭 가이 마크를 힘들게 찾아냈다. 그의 모습을 굿즈로 영원히 남겨둘 것”이라고 밝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