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치가 99.99% 증발한 한국산 가상자산(암호화폐) 루나의 국내 이용자가 28만명으로 추산됐다. 이들의 보유량은 809억개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과 코인마켓 투자자 보호 대책 긴급점검' 간담회에서 지난 18일 기준 루나 보유 상황이 이와 같다고 밝혔다. 시가총액은 339억원으로 국내 가상자산 시총의 0.08% 수준이다.
FIU는 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6일 국내 루나 이용자는 10만명, 보유량은 317만개였으나 폭락 이후 10여일간 보유자와 보유량이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루나 보유자의 과반이 하락장에서 기계적 반등을 노린 투자자라는 것이다.
FIU는 이번 루나 폭락 사태를 '죽음의 소용돌이'라고 표현하면서 테라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깨지고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의구심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폭락의 원인에 대해선 하락장에 해외 유입 물량 증가와 투기적 수요가 결합한 결과로 평가했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등 법정통화에 연동해 가치가 유지되도록 만든 암호화폐다. 한국산 자매 코인인 테라와 루나가 이에 해당한다.
FIU는 이번 사태로 암호화폐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미국과 유럽연합 등 각국이 규제 강화를 시사하고 있어 국내에서 거래되는 스테이블 코인 동향을 점검하고 국제 공조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투자자가 자기 책임 원칙하에 경각심을 제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FIU는 거래소 등 암호화폐 업계가 자율적으로 백서, 평가 보고서 등 충분한 정보를 투자자에 제공하도록 하고, 코인런(대규모 인출) 발생을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필요하다면 가상자산 관계부처 협의체를 통한 공동 대응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