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서 '비싼 수업료' 치른 포스코인터·호텔롯데

입력 2022-05-22 18:08
수정 2022-05-23 00:26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호텔롯데는 2017년 9월 미얀마 양곤에 ‘롯데호텔 양곤’을 함께 열었다. 5성급 호텔로 두 회사의 기대가 컸지만, 예상 밖 변수에 직면했다. 코로나19에 군사 쿠데타까지 겹치면서 출범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부채비율이 1000%를 돌파하면서 두 회사의 고민도 깊어졌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호텔 양곤 경영권을 확보한 포스코인터내셔널글로벌(PIGD)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390만달러(약 300억원), 당기순손실 1920만달러(약 240억원)를 기록했다.

포스코인터와 호텔롯데는 PIGD 지분을 각각 75%, 25% 보유 중이다. PIGD는 자회사(PIA)를 통해 양곤시 인야호수 근처에 자리 잡은 롯데호텔 양곤을 운영 중이다. 포스코인터가 호텔 사업 전반을 관리하고 호텔롯데가 2027년까지 위탁운영을 맡았다.

3년 연속 적자를 낸 것은 코로나19와 군사 쿠데타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미얀마를 찾은 해외 관광객은 436만 명가량이었지만, 2020년에는 90만 명 정도로 쪼그라들었다. 군사 쿠데타가 터진 지난해에는 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주춤해진 데다 운영비와 이자비용 부담으로 매년 수백억원의 순손실을 내고 있다.

순손실이 이어지자 PIGD 재무구조도 나빠졌다. 작년 말 PIGD 부채비율은 115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스코인터와 호텔롯데는 이 호텔에 각각 1억5000만달러(약 1920억원), 5000만달러(약 640억원)의 빚보증도 섰다. 롯데호텔 양곤이 반등하지 못하면 빚보증 금액만큼을 두 회사가 떠안아야 한다.

하지만 돌파구도 보인다. 롯데호텔 양곤은 지난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250만달러를 기록했다. 매출이 더 늘어나면 영업이익은 물론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미얀마가 지난 15일부터 관광객 입국을 허용한 만큼 매출이 큰 폭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얀마는 2020년 3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해외노동자 등을 나르는 ‘구호 항공기’를 제외하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금지해왔다. 미얀마 가스전 등을 운영하면서 현지에서 사업 경험을 쌓아온 만큼 포스코인터가 미얀마 호텔 사업도 반등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올 들어 관광객이 늘어난 데다 경제 중심지인 양곤에 자리 잡아 좋은 입지를 갖춘 만큼 호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