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국영 에너지 회사인 가숨(Gasum)은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됐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결정에 대해 가솜은 루블화 대금 지급 거절에 대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신청과 관련된 조치로 풀이된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가숨은 성명을 통해 "가숨의 공급계약에 따른 핀란드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됐다"고 했다. 이어 "대신 핀란드에서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발틱 커넥터 파이프라인을 통해 다른 공급원의 천연가스가 공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오후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기업 가스프롬은 핀란드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은 가숨에 천연가스 공급을 끊겠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유럽연합(EU)를 포함한 서방 국가들에 자국 은행에 대한 금융 제재를 피해 루블화로 가스비를 지불할 것을 요구해왔다. 가숨은 이 요구를 거부했다.
핀란드 정부도 러시아의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는 모습이다. 핀란드 정부는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의존하는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금요일에도 미국에 본사를 둔 엑셀레이트 에너지와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선박의 10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선 핀란드가 나토 가입 신청서를 낸 것이 직접적인 천연가스 중단 이유인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핀란드에 나토 가입 신청에 대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중대한 실수"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앞서 지난 2차 세계대전 이래 군사중립국 지위를 유지해온 핀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지난 18일 스웨덴과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