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도 보유주식 판다…리비안 '암울'

입력 2022-05-09 17:16
수정 2022-05-10 00:38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기자동차업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던 리비안이 잇단 투자자 이탈로 진땀을 빼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과 부품 공급난이 맞물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악재가 겹치자 리비안 주가는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미국 은행 JP모간체이스가 리비안 주식 1300만~1500만 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9일 보도했다. 다른 투자업체인 포드도 보유 중인 주식 1억200만 주 중 800만 주를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안은 테슬라의 전기차 시장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관심받으며 지난해 11월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후 1주일도 안 돼 172.01달러까지 치솟았던 이 회사 주가는 지난 6일 기준 28.79달러로 추락했다. 고점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올해 최고가(102.72달러)인 1월 3일 주가와 비교해도 28% 수준에 그친다. 현재 주가가 연초 대비 72% 수준인 경쟁사 테슬라보다도 상황이 안 좋다. 9일엔 뉴욕증시 개장 직후 14% 넘게 폭락했다.

배터리와 반도체의 공급 문제가 악재로 작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리튬 등 배터리용 원자재 공급난이 가중되자 리비안은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내놨던 올해 전기차 생산량 예상치(5만 대)를 지난 3월 절반(2만5000대)으로 낮췄다. 로버트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차량용 반도체 칩 공급난은 애피타이저(전채 요리)에 불과하다”며 장기화를 예고했다.

금리 인상도 주가 하락과 투자자 이탈의 배경으로 꼽힌다. 예고된 미국 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은 스타트업 등 기술주에 악재다. 금리가 높아지면 별다른 매출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부담이 커진다.

아마존 등 또 다른 투자자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마존은 모든 배송 트럭을 전기차로 바꾸기로 하고 2019년 리비안에 투자했다. 하지만 리비안 주가가 상장 후 급락해 지난 1분기에만 76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