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614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한 우리은행 본점 압수수색이 4시간 만에 종료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일 오후 1시50분께부터 오후 5시51분까지 약 4시간 동안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횡령 혐의로 구속된 직원 A씨와 그의 친동생의 집과 사무실도 이날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우리은행 본점에서 내부 회계 장부와 A씨가 사용하던 PC 등을 확보했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횡령 범행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는 한편, A씨 형제의 금융계좌를 추적해 자금흐름을 살핀다는 계획이다.
또 동생 외에 회사 안팎으로 A씨와 공모한 이가 있는지 전방위로 살펴볼 예정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우리은행에서 10년 넘게 재직한 A씨는 2012년 10월12일, 2015년 9월25일, 2018년 6월11일 등 세 차례에 걸쳐 614억5214만6000원(잠정)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횡령한 자금은 과거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무산에 따른 계약금의 일부다. 과거 우리은행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주관했고, 계약이 파기되면서 몰수된 자금 일부를 A씨가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뒤늦게 횡령 사실을 인지한 우리은행이 지난달 27일 경찰에 고소하자 경찰에 직접 자수했고,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A씨의 동생도 공모 혐의로 전날 구속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횡령금 일부를 파생상품과 동생의 사업에 투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출한 돈이 동생 계좌로 흘러 들어갔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동생은 뉴질랜드에서 골프장 리조트 개발사업 인수자금으로 80억원을 사용했고, 횡령액 614억원 중 A씨는 500억가량을, 동생은 100억가량을 각각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번 주 내로 A씨를 검찰에 송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