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들까지 나섰는데 안되다니"…삼성전자 '초비상'

입력 2022-05-02 14:39
수정 2022-05-02 16:20

삼성전자 주가가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2일 삼성전자가 최고경영진은 물론이고 주요 임원을 대상으로도 자사주 매입 독려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7만원을 밑돌고 있다.

이날 오후 2시2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보다 100원(0.15%) 내린 6만7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한때 6만6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에도 주가가 6만원대에 머물면서 회사 안팎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액으로 77조7815억원을 달성, 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이에 회사는 지난달 말 "회사를 대표하는 경영진 및 주요 임원들이 당사 주식을 매수하면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대외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는 내용의 이메일 공지를 부사장급 이상 주요 임원들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사내외 전문가들이 분석한 주가 하락 원인으로 최근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를 이탈했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아울러 메모리반도체 수요 부진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 심화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독려에도 주가는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올 1월 장중 7만9600원까지 오르면서 '8만전자' 기대감을 키우다 하락세로 돌아서 6만전자로 주저앉았다. 1분기 실적 발표 당일인 지난달 28일 주가는 52주 신저가인 6만48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부문별 성장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5000원에서 8만8000원으로 하향했다. NH투자증권은 10만5000원에서 8만7000원으로 내렸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사상 최대 이익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사업 부문별 성장 모멘텀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는 압도적 기술 경쟁력이 약화하는 모습이고 DP(디스플레이)는 중국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양산 본격화로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