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금융 비서’로 기대를 모아온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가 전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곳에 흩어진 금융정보를 원하는 곳에 한데 모아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다. 은행 계좌 잔액, 카드 결제 내역은 물론 대출 금리, 보험 보장 내역, 쇼핑몰 주문 내역, 선불 충전금 잔액 등 소비자의 금융생활에 중요한 대부분의 정보가 대상이다. 사업자는 소비자 동의를 받아 이런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각종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제까지 출시된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총 가입자 수는 2256만 명에 달한다. 국내 금융소비자의 절반 가까이가 가입한 셈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나와 있는 서비스는 대부분 자산 통합 조회 및 기초적인 자산 관리, 또래와의 자산 비교나 소비 관리 정도를 중심으로 대동소이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 사이에선 조금이라도 더 많은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경품을 내걸거나 직원에게 ‘지인 동원령’을 내리는 구태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스타벅스 커피 쿠폰은 단골 경품이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초기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수혜자는 소비자가 아니라 스타벅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지경”이라고 했다.
업계에선 준비 기간에는 예상치 못한 각종 규제로 이제까지 없던 서비스를 내놓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금융사와 빅테크가 판매 또는 추천할 수 있는 금융상품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이후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소비자 맞춤형 상품 추천 서비스를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