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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홍콩 증시의 반도체, 데이터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연 4000억위안(약 76조원) 규모의 ‘동수서산 프로젝트’ 수혜 분야와 종목을 찾아내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지난 25일 중국 증시에서 반도체 장비 회사 북방화창(002371 SZ), 조역창신(603986 SH) 등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북방화창은 2.74% 오른 301.55위안에, 조역창신은 1.96% 오른 154.70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SMIC는 0.51% 상승한 19.80홍콩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데이터센터 서비스 회사 수거항(603881 SH)도 1.93% 오른 39.61위안을 기록했다.
지난 23일에는 베이징화펑시험관제기술(688200 SH), 캐피털온라인데이터서비스(300846 SZ) 등 중국 반도체 관련주 30여 개가 10% 넘게 치솟기도 했다. 캐피털온라인데이터서비스의 경우 18~23일 4거래일간 90% 넘게 올랐다.
중국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동수서산 프로젝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동수서산 프로젝트란 ‘중국 동부 지역의 데이터를 서부 지역에서 연산 처리하겠다’는 대규모 디지털 인프라 건설 계획이다. 상하이 등 중국 동부 지역은 경제 활동이 활발해 데이터 처리 수요가 늘어나는 반면 에너지 효율과 전력 비용 부담 때문에 처리가 쉽지 않다. 에너지 주요 생산지인 서부 지역은 경제 발전이 더디다. 디지털 경제 지원 정책이자 지역 균형 발전 대책인 셈이다.
이달 17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8개 주요 지역에 10개의 국가 데이터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동수서산 프로젝트의 정식 가동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중국 반도체, 통신망,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정보기술(IT) 장비 관련주가 동수서산 프로젝트의 수혜주로 지목된다. 하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로서는 접근이 쉽지 않다. 지난해 중국 지수산출기관 초이스(Choice)는 동수서산 테마 지수를 추렸는데, 본토 중소형주 위주여서 외국인 투자에 제약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하이거래소의 커촹반 STAR50 지수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수서산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당분간은 수혜 분야와 기업을 찾는 옥석 가리기 구간이 이어질 것”이라며 “STAR50 지수는 중국 IT 하드웨어 관련주가 모여 있어 중국 디지털 인프라 관련 지출에 가장 민감한 벤치마크로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올해 초 국내 증시에는 STAR50 지수를 기초지수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4종이 상장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