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리인 합의, 안철수가 결렬" vs 安 "전권 대리인 개념 없었다"

입력 2022-02-27 16:37
수정 2022-02-27 17:42

'전권을 받은 대리인들이 야권단일화 내용에 합의했었지만 안 후보가 결렬시켰다'는 윤 후보의 발언을 두고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말이 엇갈리고 있다. 윤 후보가 구체적인 협상 과정 전말을 공개하면서, '단일화 결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두고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2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대리인인 장제원 의원과 국민의당 대리인인 이태규 의원이 야권단일화 내용 합의에 이르렀고, 후보간 회동만 남았었지만 안 후보측이 결렬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례적으로 협상 시간까지 명시하며 구체적인 협상과정을 공개했다. 그는 "어제 양측의 전권 대리인들이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회동을 했고 최종 합의를 이뤄서 저와 안 후보에게 보고가 됐다"며 "저와 안 후보와의 회동 일정 조율만 남은 상태였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어 "다시 저녁에 안 후보가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오늘 새벽 0시 40분부터 새벽 4시까지 다시 협의를 진행했고, 저는 안 후보측으로부터 오늘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서 회동을 공개제안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저는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최종적으로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이날 전남 여수 유세도중 기자들과 만나, 즉각 윤 후보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권 대사 개념으로 합의한 적 없다"며 "어떤 말을 저희한테 할 것인지 이태규 의원이 가서 들어본 후, 이전에 별반 차이가 없기에 고려할 가치가 없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안 후보는 "지난 2월 13일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을 국민경선으로 하자고 이미 말씀드렸다"며 "그런데 가타부타 답없이 1주일이 지났고, 이달 20일 1주가 지났으니 진행이 무의미하다는 의견을 기자회견을 통해서 밝혔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그 이후에도 여러가지 잘못된 소문이라든지 마타도어라든지 이런게 횡행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실시 여부는 협상 테이블 자체에 없었다'는 윤 후보측의 발언을 두고도 양측은 말이 엇갈렸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이날 "여론조사 방식은 (협상) 테이블에 안 올라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협상이라는것은 (한쪽의 주장이 아닌) 서로 얘기하는것"이라며 "협상테이블에 그걸 올렸는데 협상테이블 없었다고 하는건 상대방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야권 단일화가 무산 수순을 밟고 있다는 평가다. 양측의 진실 공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이미 이런 이 협상에 대해서는 시한 종료됐다고 분명히 선언했다"고 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