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가 작년 9월 미국 애브비로부터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되돌려받은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으로 내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에 도전한다. 품목 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보툴리눔 톡신 제품 ‘메디톡신’을 대체할 차세대 제품은 연내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주희석 메디톡스 부사장(사진)은 23일 기자와 만나 “애브비가 반환한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MT10109L)의 임상 3상 데이터를 분석 중”이라며 “FDA 측과 허가 신청(BLA)을 위한 논의를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메디톡스는 2013년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애브비(당시 앨러간)에 기술이전했지만, 8년여 만에 반환받았다. 메디톡스는 애브비가 그동안 21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데이터를 전달받았다.
주 부사장은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의 미국 진출을 위해 복수 업체와 파트너십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직접 진출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미국 현지 판매를 담당하는 에볼루스는 현재로서는 협력 논의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일각에서 메디톡스가 작년 에볼루스 최대주주에 올라선 것을 근거로 협력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허가 취소 처분을 받은 주력 제품 ‘메디톡신’을 대체할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MBA-P01)은 상반기 내에 품목 허가를 신청한다. 주 부사장은 “허가 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연내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허가 취소 처분을 무효화하는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취소 결정이 확정될 경우 MBA-P01로 공백을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대웅제약과 벌이고 있는 국내 소송전은 “끝까지 간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메디톡스는 자신들의 균주를 대웅제약이 도용했다고 주장해 왔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균주와 근원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주 부사장은 “법정에서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