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계부채대책, 총체적으로 실패했다"

입력 2022-02-21 17:22
수정 2022-02-21 17:24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

오정근 자유시장연구원장(전 한국은행 통화연구실장)은 21일 '문재인 정부 경제성과의 허실 : 자화자찬 36대 경제성과 대해부'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평가를 내놨다. 정부는 적극적 가계부채 관리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집값 급등으로 인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지속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순가처분소득(net disposable income)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8년 138.5%에서 2019년 200.7%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137.9%에서 104.6%로 감소한 미국과 대조적이다.

오 교수는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집값 급등을 꼽았다. 그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증가는 민간의 소비여력을 축소시켜 장기 불황의 원인이 된다"며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은 총체적으로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관리로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는 데 대해선 "총량관리에 따른 문제점이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위적인 총량관리로 인해 고신용자에겐 저금리, 저신용자에겐 고금리로 대출을 해주던 기존 금융시스템에 왜곡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이날 토론회에선 정부의 방역조치에 대한 자화자찬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불합리한 사회적 거리두기, 개인정보 및 인권의 사각지대 방치, 병상 부족과 인력 부족 등의 정부실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단편적인 해외 반응을 인용하며 현실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이룬 방역 성과도 민간이 개발한 진단검사 제품, 국민의 협조 및 희생에 따른 것이었다는 게 양 교수의 지적이다.

양 교수는 또 문재인 정부가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을 인용해 한국의 국제경쟁력 순위가 올랐다는 성과를 내세운 것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의 국제경쟁력 순위가 상승한 것은 민간 기업이 잘했기 때문이지, 정부가 잘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IMD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17년 29위에서 2021년 23위로 6단계 상승했다. 기업의 경쟁력(기업의 효율성)이 같은 기간 44위에서 27위로 크게 오른 영향이 컸다. 반면 정부의 경쟁력(정부의 효율성) 지표는 이 기간 28위에서 34위로 떨어졌다. 양 교수는 "국가경쟁력 상승은 민간 기업의 노력으로 달성된 것이며, 문재인 정부는 규제 강화로 장기적 성장동력을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