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80% 늘어 2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세대출을 비롯해 대출자산이 20% 이상 급증하면서다. 전셋값 상승에 따라 청년층이 비교적 금리가 싼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대출을 많이 받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79.7% 증가한 2041억원을 기록했다고 9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109.6% 늘어난 2569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 확대를 통한 순이자이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순이자이익은 6213억원으로 전년(4080억원) 대비 52% 불어났다.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은 20조3133억원에서 25조8614억원으로 27.3% 늘었다.
특히 전월세보증금 대출이 4조5000억원에서 9조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하며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은 14조9000억원에서 15조4000억원으로 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가운데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은 2조4643억원으로 연초 대비 76.2% 급증했다. 4분기에만 50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순이자마진도 작년 초 1.87%에서 1.98%로 크게 확대됐다. 시장금리가 대폭 오른 4분기에만 0.06%포인트 뛰었다. 대손충당금 잔액은 작년 말 1411억원으로 2020년 말(905억원)보다 55.9% 늘었다.
연계대출 등 플랫폼 부문에서는 2020년 대비 86.8% 증가한 932억원의 수익을 내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제2금융권 연계대출 누적 취급액이 2064억원에서 작년 말 4132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4분기 순이익은 36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0.4% 줄어들었다. 시장 예상치(613억원)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인건비가 3분기 292억원에서 4분기 523억원으로 79.3%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또 500억원 안팎에 머무르던 고정이하여신은 12월 말 58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커진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올해 1분기 주택담보대출, 하반기 소호대출을 출시하며 신용대출에 편향된 포트폴리오를 시중은행 수준으로 확대해 대출 성장에 내실을 기하겠다”며 “올해도 10% 중후반대 대출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