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금융감독원에 매년 납부하던 100억원 규모의 출연금 지원을 중단한다.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감원에 대한 출연금을 배제한 2022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한은은 금감원 출범 직후인 1999년부터 '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일정 규모의 예산을 출연해왔다. 2006년을 기점으로 출연금 규모는 연 100억원으로 유지돼왔다.
일방적인 납부 중단 통보에 일각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놓고 불거진 한은과 금융위원회의 갈등이 출연금 중단으로 이어졌단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한은 측은 '출연금 중단이 금융위와의 전자금융거래법 갈등 때문이라는 금감원 주장에 대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2020년 12월에 2021년도 예산을 확정하면서 2022년부터는 금감원 출연금 납부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미 예고된 출연금 납부 중단 조치였단 의미다.
아울러 한은 측은 출연 중단 배경에 대해 "한은이 금감원에 출연한 동기는 금감원 설립 초기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는 금융기관의 수익이 증가해 금융기관 분담금만으로 자체 경비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99년 한은 출연금이 금감원 총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2%였다. 그러나 최근 5년간 한국은행의 출연금은 금감원 총예산의 2.7∼2.8% 수준으로 줄었다. 한은 측은 "최근 금감원의 결산 내역을 보면 수지차익(총수입-총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2020년 금감원의 수지 차익이 624억원에 이르렀다고 꼬집기도 했다.
금융위는 현재 금감원 출연금 중단 여부를 두고 한국은행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앞서 한은은 2010년에도 금감원에 출연금 중단을 통보했다가 협의 끝에 출연을 재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