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이 마지막 고비…이달 우세종 되면 2개월내 일상 회복"

입력 2022-01-12 19:32
수정 2022-01-13 01:29
전문가들이 ‘두 달 뒤 코로나19 대유행의 끝이 보일 것’이란 희망적인 관측을 내놓은 건 오미크론이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확연히 다르다는 판단에서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은 “오미크론은 델타 바이러스와 유전자 족보상 멀리 떨어져 있다”며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에 침입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이 코·인두 등 ‘상기도’에서 감염이 잘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관지·폐 등 ‘하기도’를 감염시키는 것과는 다르다. 오미크론이 폐렴을 잘 일으키지 않고, 대부분 경증·무증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전재현 감염병 임상연구센터장은 오미크론을 ‘코로나22’로 바꿔서 불러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해 방역시스템 전반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오미크론 유행이 시작되면 환자 수가 2~3일에 두 배씩 증가할 것”이라며 “방역 목표를 ‘전파 방지’가 아니라 ‘피해 최소화’와 ‘사회 기능 유지’에 두고 엄격한 K방역을 유연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 유행 정점에서 직원의 10%가 출근하지 못하면 병원을 정상 운영할 수 없다”며 “의료인에 대한 격리기간을 단축하거나 방역의 벽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오미크론을 잘 넘으면 의료 체계의 정상화를 앞당기고, 진정한 일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주(2~8일) 국내에서 발생한 확진자 중 12.5%(612건)에서 오미크론이 검출됐다. 지난달 12~18일에는 1.7%(68건)였는데, 한 달 새 아홉 배 증가했다.

오미크론이 세계 각국을 휩쓴 여파로 해외 유입 확진자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해외 유입 확진자는 381명이다. 기존 최다인 지난해 7월 21일의 309명보다 72명 많다. 당시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된 청해부대 확진자가 한꺼번에 입국하면서 일시적으로 300명을 넘었지만, 이번에는 집단감염 없이도 400명 가까이 나왔다. 이 중 66%인 252명은 미국에서 유입됐다.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와 관련한 확진 사례도 70건 넘게 나왔다. 자가격리 도중 양성 판정을 받는 사람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관련 확진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CES에 다녀온 분들이 집단감염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사적 모임 4명, 식당·카페 저녁 9시 운영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의 코로나19 상황실장 신현영 의원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현행 거리두기가 2주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2월엔 하루 2만~3만 명의 신규 확진자 발생 가능성이 있고, 상반기에도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부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영업시간 제한 완화에 대해선 “지금 안정적으로 방역을 진행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충분히 보상하는 게 더 낫다는 식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정부는 14일 거리두기 조정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선아/조미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