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2030세대 구애 경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청년 지지층이 이탈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에서는 지속적인 네거티브 공방 속에 부동층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누가 다음번 대통령이 되는 게 가장 좋겠느냐’고 물은 결과, 이 후보는 20대에서 20% 지지율로 윤 후보(19%)를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다. 30대에서는 35%의 지지를 받아 윤 후보(21%)를 크게 웃돌았다.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상대로 ‘청년 표심’에서 우세한 모습이다. 한 달 전 갤럽 조사에 비해 20대 지지율은 2%포인트 하락했지만, 30대 지지율이 7%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윤 후보가 20대에서 3%포인트, 30대에서 17%포인트 급락한 것에 비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경력 위조 관련 의혹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달 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만찬 회동으로 갈등을 봉합하고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번주 들어 부인의 허위 경력 논란 등이 불거졌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층이 크게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갤럽 정례조사에 따르면 2030세대 부동층은 지난달 18일 20대 29%, 30대 20%에서 한 달 새(16일) 각각 34%, 27%로 급증했다. 2030세대 세 명 중 한 명이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것이다.
두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이 부동층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윤 후보가 정작 가족의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지지층이 떨어져 나갔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도 최근 불거진 장남의 불법 도박 논란 및 성매매 의혹이 본격적으로 여론조사에 반영되면 지지층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네거티브 경쟁이 결과적으로 민주당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네거티브 공방이 양 후보 지지층을 부동층으로 전환시키고 투표율도 끌어내릴 수 있다”며 “2030이 투표를 안 하면 투표율이 높은 60대 이상을 핵심 지지층으로 둔 윤 후보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