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6일 08: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이 오랜 침체를 벗어나 정상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내년에는 정부지원을 졸업하고 공모채권시장에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코오롱글로벌은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부실로 유동성 위기를 맞고 후유증에 시달려왔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코오롱글로벌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상향조정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16위의 상장 건설회사로, 지주사 코오롱이 지분의 75.2%를 보유하고 있다. 건설업 이외에도 BMW를 비롯해 아우디, 볼보, 롤스로이스 등 수입 자동차 판매업과 무역업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한기평은 신용보고서에서 "2015년 이후 주택을 중심으로 한 건설부문의 매출이 증가해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고 부동산 경기 호조로 분양 실적이 개선돼 수익 창출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완공 예정 사업장의 공사대금이 유입되면 재무안정성이 개선돼 순차입금의존도가 단기적으로 25%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3조9282억원에서 올해는 3분기까지 3조5158억원을 기록해 연말까지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경기 활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조달 비용이 낮아지면서, 이익을 쌓아 빠르게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작년말 407.9%에 달한 부채비율은 지난 3분기 말 312.8%까지 낮췄다. 한기평은 "연결기준으로 약 9조3000억원 규모 의 공사잔량을 보유하고 있고 향후 사업장과 기존 분양실적을 고려하면 양호한 매출 규모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입차 판매부문도 수익성이 높아졌다. 코오롱 글로벌은 국내 BMW차량 판매의 25%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2018년 디첼 승용차 화재사건과 코로나19 사태로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올들어 판매단가 및 수익성이 높은 SUV차종인 BMW X시리즈를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하면서 매출대비 수익률(EBIT)이 전년 3.2%에서 3.8%선까지 높아졌다.
코오롱글로벌이 내년엔 회사채 공모시장에 복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모회사채의 경우 2014년 이후 발행 실적이 없다. 최근까지 어음과 사모사채 등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해왔다.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아 회사채담보부증권(P-CBO) 방식으로 8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정부지원을 받지 않은 사모사채(2년 만기)의 경우 이자율이 연 4.2%에 달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