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안 속는다"…증권사 추천에도 '매도' 쏟아진 종목

입력 2021-12-07 10:26
수정 2021-12-07 10:30


메타버스·대체불가능토큰(NFT) 테마에 올라탄 카카오게임즈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다시 달라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만 해도 주가가 횡보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랐지만 최근 무섭게 부상하는 신흥 강자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대감보단 의구심을 가진다. 지난달 장중 신고가 대비 22% 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한달새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이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오전 9시50분 현재 8만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1월17일 장중 11만6000원까지 치솟으면서 장중 신고가와 비교하면 22.84% 하락한 수준이다. 거래일로는 15거래일이다. 이 기간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이 각각 1048억원, 857억원 순매도 했다. 반면 외국인은1889억원 순매수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0월 증권가의 부정적인 전망과 함께 장중 6만1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증권가에선 예상을 밑도는 3분기 실적으로 주가 약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 잇따랐는데, 이를 비웃듯 카카오게임즈는 11월에만 두배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당시 주가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었다. 석달 내 최저점을 찍었던 지난 10월5일부터 신고가를 경신했던 11월17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96억원, 355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들은 4597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카카오게임즈가 자회사 프렌즈게임즈를 통해 NFT 거래소를 개발한다는 소식과 함께 대표작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지분 추가 인수 결정으로 라이온하트 지분율이 기존 21.6%에서 52%로 증가한 것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라이온하트의 실적이 연결로 편입되는 시점부터 카카오게임즈의 연결 영업이익의 대폭적인 증가가 예상된다"며 "오딘의 기타 해외 지역 출시에 따른 효과도 온전히 인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오딘 매출은 점진적인 하락 안정화를 거칠 전망이나 내년 상반기에는 대만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이 예정돼 있는 만큼 매출 장기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주가가 22% 넘게 급락했음에도 증권가의 전망은 여전히 장밋빛이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6곳의 증권사가 내놓은 카카오게임즈의 평균 목표가는 12만5000원이다. 현재 주가인 8만9500원보다 39%가량 상승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지난 10월 대비 카카오게임즈 목표가를 56.6% 상향한 메리츠증권은 NFT 플랫폼 개발과 함께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 오딘 매출액은 7743억원으로 올해 대비 15% 증가할 것이다. 내년 '오딘'을 발판으로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이 기대된다"며 "오는 2022년에는 게임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함께 NFT 플랫폼 론칭을 통해 '비욘드 게임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목표가 13만원을 신규 제시한 유진투자증권도 카카오게임즈가 다양한 산업의 오픈형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봤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웨이투빗이 발행한 보라코인을 개발한 게임에 접목시킬 수 있게 됐고, 자체 NFT 거래소도 개발 중"이라며 "블록체인 게임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서비스 사업 준비도 활발하게 병행 중으로, 게임에 국한된 블록체인 플랫폼이 아닌 다양한 산업의 오픈형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