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시장 양극화 '역대 최고'…상위 20%, 하위 20%의 9.3배 비싸

입력 2021-11-30 17:17
수정 2021-12-01 01:04
전국에서 가격 상위 20% 아파트가 하위 20% 아파트보다 약 9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은 7배가량 높다. 매매와 전세 시장이 역대 최고 수준의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셈이다.

30일 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매매 9.3, 전세 7.4로 각각 조사됐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월간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다.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5분위(상위 20%) 평균 가격을 1분위(하위 20%) 평균 가격으로 나눠 계산한다. 수치가 높을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뜻이다.

고가 주택의 매매가와 전셋값이 저가 주택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이 양극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11월 전국 5분위 아파트값은 평균 11억6743만원으로 전달보다 6136만원 올랐다. 하지만 1분위 아파트값은 평균 1억2575만원으로 오히려 257만원 떨어졌다.

전세 시장의 상황도 비슷했다. 같은 기간 5분위는 2891만원 상승해 평균 6억5082만원이었다. 그러나 1분위는 123만원 올라 평균 8835만원에 그쳤다.

지방에서는 그 격차가 심했다. 매매의 경우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11월 4.1로 전달과 같았다.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울산·대전)와 기타 지방은 각각 5.7, 6.5로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세는 서울(3.9), 5대 광역시(4.9), 기타 지방(6.2)에서 5분위 배율이 역대 최고치에 달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2017년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정비 사업이 막히는 등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며 “한정적인 물량에 수요가 몰리다 보니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나은 곳에서 살고자 하는 수요자를 위해 다양한 지역에서 주택을 충분하게 공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