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무대를 옮겨 시가총액 10조원을 웃도는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이병화 툴젠 대표(사진)는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7년 전 코넥스시장에 상장한 이후 연이은 투자 유치로 몸값 1조원대 기업으로 도약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툴젠은 1999년 설립된 바이오업체로 유전자 교정(유전자 가위)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코넥스시장 시총 1위 기업으로 다음달 코스닥시장에 이전 상장한다.
툴젠의 코스닥시장 도전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15년과 2016년에는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받지 못했고, 2018년에는 유전자 교정 원천 기술 특허권과 관련한 분쟁에 휘말리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이 대표는 “과거 이전상장을 시도했을 때보다 기술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툴젠은 현재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 9개 국가에서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교정에 대한 원천 특허를 등록했다. 기술이전 계약도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몬산토, 써모피셔, 키진 등 총 18개 기업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 대표는 “유전자 교정기술을 적용한 신약을 개발하려는 기업들이 앞으로 우리와 기술이전 협상을 하게 될 것”이라며 “특허 수익화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반도체산업의 퀄컴처럼 플랫폼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툴젠은 특히 유전자 교정을 활용한 신약 개발사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호주 세포치료제 개발업체인 카세릭스와 기술 이전계약을 맺고 고형암 치료 신약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일명 ‘암세포 공격수’인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DGK 유전자를 제거하는 것이 이번 신약 개발의 핵심이다.
내년에는 미국에서 해당 신약의 임상시험 1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3년엔 샤르코-마리-투스병1A 치료제의 미국 임상 1상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인텔리아 테라퓨틱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에디타스 메디신 등 우리와 사업 모델이 비슷한 해외 기업이 유전자 교정기술을 활용한 신약 임상시험에서 성과를 낸 뒤 몸값이 뛰었다”고 했다.
툴젠은 25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일반청약은 다음달 2~3일 받는다. 희망 공모가격은 10만~12만원으로 이날 코넥스시장 종가(14만2800원)보다 15.9~29.9% 낮다. 이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최대 1200억원을 조달해 유전자 교정기술과 관련한 특허 등록, 연구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