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븐, 기아 EV9…대형 전기 SUV '센놈들의 전쟁'

입력 2021-11-23 16:05
수정 2021-12-21 00:01
미국 주요 모터쇼인 ‘로스앤젤레스(LA)오토쇼’가 이달 29일까지 LA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한 해 건너뛴 뒤 2년 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복귀했다. 현대자동차·기아,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30여 개 업체가 참여해 다양한 신차를 선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업체들은 이색적인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로 미국 전기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리미엄 라운지 같은 세븐
현대차는 대형 전기 SUV 콘셉트카 ‘세븐(SEVEN)’을 처음 선보였다.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세 번째 모델로, 2024년 아이오닉 7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세븐은 전형적인 SUV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운전석 쪽은 하나의 도어, 조수석 쪽은 앞뒤 도어가 양옆으로 펼쳐지듯 열리는 ‘코치 도어’를 적용했다. 내부는 3200㎜에 달하는 긴 휠베이스와 3열까지 이어진 평평한 바닥으로 프리미엄 라운지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운전석에는 평소엔 수납돼 있다가 필요할 때 위로 올라오는 전자변속기 ‘컨트롤 스틱’을 설치했다. 180도 회전 및 앞뒤 이동이 가능한 두 개의 의자와 한 개의 벤치 시트를 갖춰 자유롭게 시트를 배열할 수 있다.

현대차는 세븐에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했다. 350㎾급 초급속 충전 시 20분 내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82㎞ 이상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을 공급하는 V2L 기능도 있다.

강인하고 단단한 인상의 EV9
기아도 대형 전기 SUV 콘셉트카 ‘EV9’을 공개했다. EV6와 마찬가지로 E-GMP를 기반으로 설계된 EV9은 2023년 출시될 예정이다.

콘셉트 EV9은 전장이 4930㎜, 전폭 2055㎜, 전고 1790㎜, 축거 3100㎜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82㎞ 수준의 주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350㎾급 초급속 충전 시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20~30분 걸린다.

콘셉트 EV9은 강인하고 단단한 인상의 측면부 디자인을 갖췄다. 전면부는 내연기관 모델의 디자인 ‘타이거 노즈’를 전기차에 어울리는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로 발전시켰다. 실내는 탁 트인 라운지처럼 연출했다. 운전석과 동승석에 앉는 승객을 모두 고려해 27인치 울트라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주행과 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세 가지 실내 모드도 갖췄다. ‘액티브 모드’는 통상적인 시트 배열로, 1·2·3열 모든 좌석이 전방을 향한다. ‘포즈 모드’는 2열을 접어 테이블로 만들고 1열과 3열에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 ‘엔조이 모드’는 3열을 180도 돌려 차량 외부를 보며 쉴 수 있다.

신생 업체도 대거 참가
LA에 본사가 있는 피스커는 전기 SUV ‘오션’의 양산형 모델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콘셉트카로 공개된 이 차는 내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션은 스포트(3만7400달러), 울트라(4만9999달러), 익스트림(6만8999달러) 등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각각 402㎞, 547㎞, 563㎞ 이상이다. 차량 전면 중앙의 대형 스크린은 스마트폰처럼 가로, 세로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로테이팅 스크린’으로 설계됐다.

스바루는 도요타와 공동 개발한 전기차 ‘솔테라’를 공개했다. 솔테라는 5인승 SUV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채택했다. 도요타가 10월 공개한 전기차 ‘bZ4X’와 기본 스펙이 같다. 전륜구동과 사륜구동 등 2종이며 주행거리는 각각 530㎞, 430㎞다.

신생 업체도 대거 참가했다. 베트남 빈패스트는 미국 진출 교두보로 LA오토쇼를 선택하고, 전기 SUV인 ‘VF e35’와 ‘VF e36’를 전시했다. 중국 에디슨퓨처는 전기 밴 ‘EF1-V’와 전기 트럭 ‘EF1-T’를 공개했다. 중국 임페리얼도 SUV, 픽업트럭 등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이며 내년 하반기 미국 진출을 예고했다.

김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