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차관급 조직인 국가반독점국을 신설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 착수한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규제를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16일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은 전날 국가반독점국 국장에 간린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선임부국장(차관)을 선임했다. 그동안 반독점국은 국무원 직속 기구인 시장감독총국 내 한 조직이었다. 시장감독총국에서 반독점 업무를 담당하던 반독점국에 ‘국가’라는 수식어를 달고, 수장도 차관급으로 격상한 것이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국가반독점국이 시장감독총국에서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독립적 권한을 갖고 반독점 정책을 강력하게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위신마오 상하이국제지식재산권대 교수는 “중국에선 대형 국유기업 대표가 장관급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독점국 수장의 직급도 그만큼 높일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간 신임 국장은 후난농업대 교수 출신으로 2001년 후난성 농업부 부국장에 임명됐다. 이후 주로 반독점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정책을 주도해 왔다. 2018년부터는 국무원 반독점위원장도 맡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알리바바에 182억위안(약 3조3000억원)의 반독점법 위반 벌금을 부과하는 등 빅테크들의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에 반독점법 적용을 쉽게 하고 벌금도 높이는 내용으로 반독점법을 개정하고 있다. 주무 부처인 시장감독총국은 내년도 소속 공무원을 33명 더 채용하고, 이 가운데 18명을 국가반독점국에 배치할 계획이다.
시장감독총국은 2018년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등에 흩어져 있던 감독 기능을 통합해 출범한 조직이다. 반독점 외에 식품안전, 품질표준 등의 업무도 담당한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