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날로 오르는데"…76만명 1000만원 넘게 타갔다

입력 2021-11-09 14:36
수정 2021-11-09 20:55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으로 76만명이 1000만원 넘게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실손보험 가입자 3496만명 중 보험금 수령액이 1000만원이 넘는 고액 수령자가 7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입자의 2.2%에 달하는 수치다. 보험금 지급액이 5000만원이 넘는 가입자도 9만명에 다다랐다.

보험금을 한 번이라도 받은 가입자는 1313만명으로 전체의 37.6%를 차지했다. 이들이 받은 보험료는 전체의 58.4%로 나타났다. 반면 가입자의 60% 내외는 실손보험을 단 한 차례도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실손보험은 적자 규모가 날로 불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지난해 노후·유병자 실손을 포함한 개인 실손보험의 보험 손익은 금융감독원 발표 기준 2조5000억원 적자였다. 올해 6월 말 기준 손해보험업계의 실손보험 보험 손익은 1조4128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전체 가입자의 실손보험 활용도가 낮은 수준인데도 소수의 과도한 의료 이용 탓에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게 보험업계 측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비급여 진료에 해당하는 다초점 백내장 수술, 도수치료, 비타민·영양주사 등 건강보험 미적용 진료를 대규모 적자의 주원인으로 짚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전체 실손보험 적자 규모가 3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보험료 인상 조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소수 가입자의 과도한 진료비를 감당하기 위해 전체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