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술잔에 수면제 성분의 가루를 탄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4부 양형권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상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남성 A(32) 씨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서울 강서구의 한 음식점에서 피해여성과 술을 마시던 중 여성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플루니트라제팜' 성분의 흰색 가루를 술잔에 몰래 탔다.
플루니트라제팜은 본래 불면증 치료용 향정신성의약품이나 미국에서는 이 약품이 이미 '데이트 강간 약'으로 유명하며 소지와 복용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2015년에는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가 플루니트라제팜을 이용한 성폭행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바 있다.
피해여성은 자리에 돌아온 뒤 술에 흰색 가루가 섞인 것을 보고 이를 이상하게 여겨 술을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범행을 자백하면서 반성하는 점, 재범하지 않기로 다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A 씨가 흰색 가루를 우발적으로 탔다고 보기 어려우며, B 씨에게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히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