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자신들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로 인해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대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은 채 “요격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지만, 같은 날 미국의 한 싱크탱크는 한국에 SLBM 방어망이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1일 조선중앙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주권국가의 고유하고 정당한 자위권 행사에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정상적이며 합법적인 주권 행사를 걸고 들지 않는다면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보유하고 있거나 개발 중인 동일한 무기체계를 우리가 개발·시험한다고 해서 이를 비난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한·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할지를 놓고 입장차를 보였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20일(현지시간) 안보리 긴급회의 전 “불법 행위이자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SLBM은 별개의 발사가 아니라 연속적인 무모한 도발의 최신 사례일 뿐”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반면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도발이라는 것은 우리의 영공, 영토, 영해, 국민에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요격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전략적 도발에 대한 분명한 기준은 ‘한반도의 전반적인 안보 상황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도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우리 외교·안보 부처 수장들의 설명과는 달리 미 헤리티지재단은 “한국은 현재 SLBM에 대한 방어망이 없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022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는 북한을 향해 120도 시야로 제한돼 있어 동해나 서해로부터의 SLBM을 방어할 수 없다”며 “현재 한국 구축함에 배치된 SM-2 미사일은 대함 미사일만 방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