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사태 일단락' LG에너지솔루션, IPO작업 속도…내년 초 상장할 듯

입력 2021-10-13 17:32
수정 2021-10-14 02:18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볼트’의 리콜 비용 협상을 끝내면서 상장 작업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됐다. 다만 협상에 적잖은 시간이 들었고, 최근 침체된 증시 분위기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연말, 늦으면 내년에 상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그룹은 출시 초기에 팔린 볼트의 배터리 팩과 모듈을 모두 교체해주기로 GM과 지난 12일 합의했다. 예상 교체비용은 약 1조4000억원이다. 배터리 셀을 만든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모듈 제조사인 LG전자가 교체비용의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분기 910억원에 이어 3분기 6200억원을 볼트 리콜 관련 충당금으로 쌓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 비용이 확정되자 잠시 멈췄던 상장작업을 재개키로 했다. 증시 입성 시기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12월 중순은 돼야 상장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분기 재무제표가 확정된 뒤에야 공모절차를 밟을 수 있어서다. 현재 상장 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를 모집하려는 기업은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재무제표를 작성한 시점으로부터 135일 안에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해외 투자자 중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기관들이 해당 내용을 담은 현지 규정을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재무제표를 내세워 기업공개(IPO)를 하려면 11월 중반까지 상장을 끝내야 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상장까지 한 달가량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한국거래소의 승인을 받아도 상반기 재무제표를 가지고 상장하긴 어렵다”며 “11월 중후반 3분기 재무제표가 확정되자마자 빠르게 공모절차를 밟으면 12월 중반 이후 상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초 증시 입성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증시가 주춤하는 상황에서 기관들이 투자에 소극적인 12월에 공모를 진행하는 것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다. 기관투자가들은 결산작업을 하는 12월엔 수익률 관리를 위해 신규 투자에 신중한 경향이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