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폭등한 집값과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시행의 후폭풍으로 서울 전세 거주자 3분의 1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보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의 대출 총량 규제에 따라 민간 금융사들이 대출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공기업인 HUG의 지원까지 받기 어려워 서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의 ‘3억원 기준 전세보증금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대차 3법 통과 직후인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2개월 동안 서울 내 3억원 이하 전세는 67.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HUG는 서울 등 투기과열지역에선 3억원 초과 전세 주택에 대해 대출 보증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서울 전세 거주민 가운데 32.6%가 HUG의 버팀목 전세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송 의원은 3억원 이하 전세 비중이 크게 감소한 데는 문재인 정부 이후 집값 폭등과 지난해 재정된 임대차 3법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지역 3억원 이하 전세대출 비중도 임대차 3법 통과를 기준으로 81.2%에서 73.9%로 7.3%포인트 감소했고, 비수도권 역시 94.7%에서 89.4%로 5.3%포인트 줄었다.
3억원 미만 전세 주택이 줄어들면서 HUG의 대출 실적도 큰 폭으로 꺾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던 2017년 HUG의 월평균 대출 건수는 9544건이었지만 올해는 월평균 2175건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액 기준으로도 2017년 월평균 3449억원에서 올해 1400억원으로 줄었다. 2018년 신설된 신혼부부용 버팀목 대출은 2018년 월평균 2975건에서 올해 1533건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송 의원은 “정부의 거듭된 부동산 대책 실패와 여당의 임대차 3법 강행으로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서민들에게 저렴한 이자로 전세자금을 마련하는 정책 대출마저 그림의 떡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