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위기, '리먼 모멘트'와 전혀 가깝지 않다" -바클레이스

입력 2021-09-22 00:45
수정 2021-09-22 00:46


"헝다그룹 위기는 중국의 '리먼 모멘트'(Lehman moment)와 가깝지 않다."

글로벌 금융 시장이 중국의 헝다그룹 파산설로 인해 흔들리는 가운데 바클레이스는 20일(현지시간) '헝다 사태가 중국의 리먼 모멘트가 될 수 있다'라는 지적에 대해 "우리의 의견으로는 가깝지도 않다"라고 밝혔다. '리먼 모멘트'는 2008년 당시 리먼브러더스 파산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진 것처럼 커다란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말한다.



바클레이스는 "헝다가 대규모 부동산 회사이고, 경제적 영향과 함께 중국의 부동산 부문에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라고 봤다. 하지만 '리먼 모멘트'는 이와는 매우 다른 규모의 위기라고 지적했다. 즉 금융시스템의 많은 부분에 걸쳐있는 대출 기관의 파산, 부동산 부문 이외의 신용 위기 급증, 은행 간 자금 조달 시장에서 마저 발생하는 위축 등이 발생하는 걸 언급한다는 얘기다. 바클레이스는 "우리가 보기에 중국의 리먼 모멘트가 될 수 있는 대규모 채무불이행이라는 여건도 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은 헝다 사태는 기본적으로 중국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에는 헝다와 같은 부실한 기업들이 많지만, 중요한 건 중국 자본시장이 기본적으로 폐쇄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부채로 인한 위기는 기본적으로 중국에 한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메릴은 "중국 정책 당국은 매우 능동적으로 개입할 것이다. 중국 밖 금융시장에서도 불안감은 있겠지만, 중국 지역을 넘어서는 전염이나 시스템적 위험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이 문제가 좀 더 국지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메릴은 또 중국의 성장에 미칠 영향도 아주 크지는 않으리라고 봤다. 올해 초 긴축정책을 펼쳤던 중국 정부는 곧 완화하기 시작할 것이며, 내년까지 5~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은 "자본시장에는 중국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있지만, 그것은 중국에 한정될 것"이라며 "세계적 성장 공포에 대해 걱정해야 할 정도로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헝다 사태의 광범위한 전염 기대는 과장됐다"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분명히 성장에 대한 부정적인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그런 순간은 전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확실히 중국 정책 당국으로부터 미묘한 신호 변화가 있었고, 예상하는 많은 것들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