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 시점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델타 변이 확산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MS는 공중보건 지침에 의거해 안전하게 사무실을 열 수 있는 시점이 되면 30일 전 직원들에게 통보할 계획이다.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이미 사무실 복귀 시점을 올해 9~10월에서 내년 초로 연기했다.
이날 MS는 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근무 형태 관련 설문 결과도 공개했다. MS 임직원은 약 18만명이고 이 중 2500명을 대상으로 매월 설문을 실시한다.
1주일에 하루라도 사무실 출근을 원하는 일반 직원들(관리자 제외)이 전체의 '80%' 수준이었다. 일반 직원의 48%는 '한 주에 3~4일 사무실에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1~2일은 31%였고 '사무실에 나오지 않겠다'는 13%에 그쳤다.
지난 3월 공개된 MS의 전 세계 직장인 약 3만1000명 대상 설문에선 응답자의 73%가 "유연한 원격근무를 원한다"고 답했지만, 동시에 67%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더 많은 대면업무와 협업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MS는 '하이브리드 근무의 역설'이라고 평가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이날 자사 블로그를 통해 "하이브리드 근무의 역설을 해결하는 게 10년의 과제가 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복잡한 인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운영방식 전반에 유연성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티아 나델라와 함께 영상에 나온 링크드인의 라이언 로즐란스키 CEO는 이같은 변화에 대해 '거대한 개편(Great Reshuffle)'이라고 표현했다. 또 근무환경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이후 경영진들은 작업 방식과 문화, 회사의 가치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있고, 직원들은 근무 유연성, 급여, 업무 성취도 등과 관련해 본인의 직업과 자신의 성향이 잘 맞는 지 다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즐란스키 CEO는 "핵심은 고용주와 직원 간의 새롭고 보다 역동적인 관계의 시작"이라며 "사람들이 일하는 환경을 바꾸고 근로자들은 회사에 대한 경험을 개선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MS와 링크드인은 경영진이 새로운 업무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 파악하기 위해 미국과 영국의 500명 이상의 'C레벨' 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87%의 "사람들이 절반 이상의 근무를 원격으로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 경영진의 81%는 "더 큰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해 직장 정책을 변경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리콘밸리=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