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이후에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은 역대 최고 상승률이었던 전주 상승폭을 그대로 유지했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첫째주(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와 동일한 수준이다. 수도권도 0.40% 뛰며 최고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원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 등으로 거래활동은 소폭 감소했으나 지역별 인기단지에선 신고가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며 “전세가격 상승, 매물부족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상승세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외곽지역에선 ‘패닉바잉(공황구매)’ 수요가 여전하다. 마곡지구에서 대규모 마이스(MICE) 복합단지인 ‘르웨스트(LE WEST)’가 착공되면서 강서구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상승률은 무려 0.30%에 달한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상계동이 있는 노원구 집값(0.27%)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금천구(0.22%)도 독산동 위주로 많이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 전용 32㎡는 지난달 6억750만원에 거래됐다. 1개월 전 거래가격(6억원)보다 750만원 높은 역대 가장 비싼 가격이다. 금천구 독산동에선 ‘독산계룡’ 전용 59㎡ 아파트가 5억8800만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거래가(지난해 12월)인 4억2000만원보다 무려 1억7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매물은 거의 없고 매수자들의 문의만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집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송파구는 0.27%로 신천동과 잠실동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신고가가 나오고 있다. 강남구(0.26%)도 도곡동 및 개포동 인기 단지 위주로 많이 올랐다. 서초구(0.25%)는 잠원·서초동 재건축 위주로 강세를 보였으며 강동구(0.18%)는 명일·고덕동 등 주요 단지와 길·천호동 오래된 아파트들의 선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에서는 공공택지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나 교통호재가 있는 지역의 상승폭이 컸다. 경기도(0.30%)에선 수도권 공공택지 후보지인 봉담읍이 위치한 화성시(0.79%)이 많이 뛰었다. 안성시와 오산시 0.76% 급등했으며, 평택시도 0.76% 크게 올랐다. 의왕시도 신도시급 신규택지 조성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호재를 타고 0.70% 상승했다. 인천 집값도 과열되는 양상이다. 이번주도 0.44% 폭등하며 지난주(0.43%)보다 더 뛰었다. 연수구(0.64%)와 계양구(0.49%), 부평구(0.48%) 등에 수요자가 몰렸다.
지방은 0.20%로 지난주(0.22%)보다 소폭 상승폭이 줄어들었으며 그 중 대전·대구·광주·부산·울산 등 5대 광역시(0.22%→0.18%)도 상승세가 주춤했다. 세종시는 나성·보람동 등 행복도시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0.05% 내렸다.
서울 전셋값도 0.17%를 보이며 상승세를 유지하는 중이다. 매물부족 현상 지속되는 가운데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많은 지역도 있다. 중저가 단지의 수요도 늘고 있다.
강동구(0.19%)는 암사·길동 위주로, 송파구(0.18%)는 잠실·문정동 구축 위주로 전세가격이 뛰었다. 정비사업 이주수요 영향이 있는 대치·압구정동 위주로 강남구(0.17%)도 상승했으며 서초구(0.13%)도 강세다.
서울 강남지역에서 불을 지핀 전셋값 상승세는 강북과 외곽지역으로도 확산하는 모양새다. 노원구(0.24%)와 중구(0.18%) 중소형 단지에서도 상승세가 가팔랐다. 마포구(0.18%)는 역세권 위주로 수요자들이 몰렸으며, 도봉구(0.17%)는 도봉·쌍문동 구축 위주로 전셋값이 뛰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