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실리콘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유기실리콘 제조 3위 업체인 KCC 주가가 날아올랐다.
24일 KCC는 14.48% 상승한 3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KCC 주가가 급등한 것은 글로벌 유기실리콘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기실리콘은 규소로 만든 접착제다. 윤활유 역할도 한다. 건설용, 산업용으로 많이 쓰이는 유기실리콘 가격은 지난해까지 t당 1만5000~2만위안 안팎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들어 약 3만위안까지 상승했다.
KCC는 건자재 업체로 알려져 있지만 2018년 세계 3대 실리콘 기업인 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사실상 ‘실리콘 기업’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48.0%가 실리콘 사업 부문에서 나왔다. 건자재 부문은 15.8%에 불과하다.
유기실리콘 가격이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공급 부족 때문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 때문에 유기실리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증설을 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 원자재의 생산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유기실리콘 생산량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과 관련해 호신실리콘산업, 신장생산건설병단 등 5개 중국 실리콘 기업의 미국 수출을 제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박 연구원은 “이번 수출 규제로 유기실리콘의 원료인 메탈실리콘 가격이 1년 새 7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글로벌 유기실리콘 1위 기업인 호신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것도 공급 부족을 부추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부족 사태는 지속되고 있지만 유기실리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세계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리면서 건축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CC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올해 매출은 5조67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7%, 영업이익은 38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5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신영증권은 KCC 목표주가를 50만원으로 대폭 올려 잡았다. 박 연구원은 “KCC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 수준으로 지나치게 싸다”며 “유기실리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빚어진 과매도 구간으로 평가하며 지금이 마지막 저평가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