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지난 10일 오후 7시 광안리해수욕장 일대. 평소 젊은이로 북적이던 음식점과 술집 거리는 대부분 식당이 1~2개의 테이블만 차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코로나19 사태로 당분간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붙인 식당도 눈에 띄었다. 한 식당 사장은 “그동안 손님이 70% 이상 줄었는데 4단계 격상으로 손님들이 아예 발길을 끊었다”며 “문을 열어야 할지 닫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호텔 예약 취소, 공연도 연기부산의 음식점과 번화가, 공연장, 호텔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0일부터 부산에선 거리두기 4단계로 방역수칙이 강화되면서 오후 6시 이후 사적 모임이 2명 이하로 제한되고, 공연도 금지됐기 때문이다. ‘호캉스(호텔+바캉스)’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부산 호텔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부산 표심 공략이 시급한 대선 주자들은 부산 방문 일정 잡기와 장소 물색에 애를 태우고 있다.
해운대 A호텔의 한 직원은 11일 “4단계 시행 후 관광객의 예약 객실 취소 문의가 수십 건에 이른다”며 “광복절 연휴를 낀 오는 13~16일 객실 예약률이 10% 이상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4단계 기간 중 전 객실의 3분의 2만 운영 가능한데, 이를 초과해 받은 객실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 점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형 공연도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지난달 말 벡스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4000석 규모의 나훈아 콘서트는 일정이 오는 23~25일로 한 차례 연기됐지만, 또다시 다음달 20~22일로 미뤄졌다.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로 예정된 ‘미스터트롯 톱6’ 콘서트도 열리지 못하게 됐다. 등록된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는 일절 공연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전통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B시장에서 여성복을 판매하는 박모 사장은 “손님들이 하루에 2~4명만 올 정도로 파리를 날리고 있었는데, 거리두기 4단계로 바뀌면서 하루종일 손님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 주말부터 문 닫고 집에서 쉬려 한다”고 토로했다. 대선 주자들도 일정 변경·취소대권 주자들도 4단계 격상에 회견 장소와 일정 등을 조정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여야 당내 경선은 물론 내년 대선에서 요충지로 꼽히는 부산 민심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시점이지만 계획했던 일정을 변경하거나 아예 취소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10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주요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4단계 격상으로 브리핑룸이 폐쇄되면서 급하게 장소를 변경했다. 12일 부산을 찾는 국민의힘 대권 주자 김태호 의원도 애초 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바꿨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산 지지 모임도 4단계 격상에 따라 계획한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